거리는 춥다 찬바람이 바지가랑이를 붙들고 핏기 잃은 허벅지는 소름이 일도록 차가워오고 서럽다 종일 허덕이는 삶을 위하여 뒤적여야하는 군고구마 통 한 번도 내입에 넣어보지 못한 군고구마 오늘처럼 추운 날은 배가 부르다 하루하루 붉은 도장을 찍어 누르는 일 수 돈 장부가 아직 여백이 더 많은데 허벅지가 꽁꽁 얼어붙는 밤엔 돈이 더 되는 군고구마 하루분의 일수 찍기에는 여유로워 따뜻하게 행복하다 교회의 청 탑 위 십자가는 점점 금빛으로 변해가고 뱃가죽에 가름기가 수북한 얼굴들이 금빛 십자가 밑에서 아귀얼굴로 소리치는 기도소리는 폭죽처럼 터지는 복만 졸라댄다 군고구마의 맛조차 모르지만 쌀쌀한 거리의 차가움만이 하루의 일수 돈 공백이 줄어드는 작은 바람의 기도는 또 다른 복일까 어둠이지는 아주 추운밤거리 한숨소리가 찬바람과 함께 리어카바퀴 밑으로 기어든다. 경인년 정월초하루 * 야누스 *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이다. 양면의 얼굴을 갖고있는 신으로 생각이 양면성을 갖는 사람의 경우를 가르킬 때 두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야누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.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