남국에서
장시 : 박동수
사이판의 밤은 늘 슬픔의 빗물이 내린다.
웃다가도 슬퍼해야 하는 남국의 비애를 안고
하루의 뜨거운 일광을
쏟아 내지만 밤은 그렇게 울어야 하는지
숱하게 많은 내 이웃의 혼 실어다가
해변 가에 슬픈 영혼으로 뉘인
시대의 참상을 안은 남국
아픈 흔적의 이름 없는 비석
지구 어느 곳인들 그 영혼의 슬픔을 달래일까
우리의 아버지와 아저씨들 피어보지도 못한
이 땅의 젊은 혼들이
기슭에 세워진 비석주위를
맴돌며 오늘 조국의 관광객을
맞으며 바람으로 몸을 떨며 우는구나.
수평선이 둥글게 보이는 사이판의
타포차우 산 정상 돌과 돌 사이에 아직도
포성이 울고 바람에 부대 낀
산 풀들도 그날의 울부짖음을 기억한 채
낮게 피고 땅에 스며든 전쟁의 역사를
남극의 바람에 소리로 흘려 보내고 있는구나.
천연의 수목들 햇빛 반짝이는 해변의 모래
오색의 빛깔로 물속을 해치는 열대어들
이 작은 오지에서 쓸어져 간
조국의 젊은 영혼의 넋의 몸짓이리라
오 남국 사이판이여!
20070117
산 정상 전적비 들
* 타포차우 산 *
473m 사이판 섬의 제일 높은 산. 정상에는 많은 전적비가 있고
2차 대전당시 일본군의 요지 요새였고 미군들이 이 고지를
점령하기위해 1944년6월 30일 5일 동안 백 여 명의 미군이
전사자를 내며 점령한 산 정상 그래서 그 산 점령을 위해 오르던
곳을 "Death Valley"라고 말한다.
사방이 바다여서 거센 남국의 바람은 돌을 깎을 정도로 불어오고
쩝쩝한 소금 끼 있는 바람은 어느 누구의 눈물 같은 맛을 느낀다.
타포차우란 말의 뜻은 신의 축복이라고 한다.
그러나 왜 신의 축복이라고 했는지 공감이가는 곳은 한군데도 없다
다만 슬픈 전적의 역사만이 바람과 같이 울고 그 불행을 위로하듯
예수님의 동상이 높게 서 있을 뿐이다.
한국인 전사자의 위령탑
* 전적 위령탑 *
일본군이 한국 젊은이들을 강제 징집을 해 동남아 전쟁에
투입되어 온 한국인들이 전사한 영들의 위령탑이 있다.
누구를 위한 전쟁의 희생일까?
시인(詩人)의 엷은가슴은 먹먹해 올 뿐이다.
** 2007년 1월 17일 사이판에서 *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