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강변에서
글 : 박동수
바람소리 렙 송으로 흔들리고
아직 흰눈이 여기저기 묻어있는
강변로를 따라
철없는 젊은이들이 희희낙락이고
자판기 검은 커피향이
검은 소용들이 속으로 유혹하는
손짓으로 변한다.
불랙 거피 속으로
빨려들어 간 내 영혼은
어느 검은 골목길에서서
엉덩이에 걸친 바지가랑이를 붙들고
흔들어대는 검은 세상
할렘(Harlem)처럼 으스스함을 본다.
강물이 검다
출렁이는 불랙커피 속에
아직 봄이 오기 먼 강변에
발가벗은 나목들
팔을 벌리고 돌개바람으로
돌아가는 커피 속에서
검은 세월을 붙들고 흔들어본다
언제 우리에게 봄이 올 런지
연두색 싹이 올라올 런지
까만 혼돈의 늦 겨울 강변
담배연기 자욱한 여의도 탐욕의 세월
한강오염으로 흐르고
불랙홀 같이 빨아 드리는
광란이 불 화음은 검은 랩송의 도시
연두색 봄은 올 것인가
영롱한 보석 속 이슬같은
우리의 피가 흐르는 강변로에
희망의 바람으로 올 것인가
바람에 이는 물결 위로
철 잃은 왜가리가 날고
아직 식지 않은 커피 잔에는
까만 커피향이
강변에 검은 향기를 날리고 있다.
202501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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