봄날의 애상(哀想)
글 ; 박동수
버들강아지 가지 끝에 피던 날
봄이려니 했더니
바람 따라 달려온 넌
벌써 꽃 무릇 튼 자리 앉아
화사한 향기 나르네
그립던 여린 그 얼굴은 꿈결에
오는 듯 하더니
반 백 년 흘러가고
봄빛에 꽃빛 무르익어도
신기루처럼 멀기만 하네
시간은 쉼없는 발길로 가는데
흘러만 가는 강물처럼
돌아오는 길 잊어버렸을까
지처버린 듯 목련은
뚝뚝 목을 꺾고 떨어지네
2017041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