능소화 꽃처럼
글 ; 박동수
살아간다는 길은 날마다
초행길을 걸어가는 것
안개 속처럼 보여준
희미한 길을 감히 넘어서서
벼랑인지 물길인지 헛디디고
아찔한 낙뢰의 빛에
섬뜩한 고통을 받으면서도
생애 애착의 줄기를 뻗어야 하는
초행길이 전부입니다
어쩌다 길 끝이 벼랑일 때는
능소화처럼 허공인줄 알면서
긴 줄기로 뻗다 처진 삶이 되어도
몸 속 깊은데서 끓어오르는 끈끈한
수액의 울부짖음이
진한 주홍빛 꽃 달아
주르륵 주르륵
내 안에 갈무리한 혼의 소리
흘러 보냅니다.
20080326