6월의 통곡
글 : 박동수
산모롱이 도는 여름바람에
첫 사랑의 치마 자락이 일렁이고
고무신 뒤 축에
길게 걸린 지친 그리움
주름진 얼굴은
6월의 아련한 기억을 더듬는다
아직 붉은 장미넝쿨이 지키는 빈집
오지도 못할 그 6월의
귀향을 기다린
주름패인 70년의 긴 생애
헐렁한 적삼 속엔
무말랭이처럼 쭈그려드는 통곡
급박한 포성 속
호롱불 밑에서 세운 언약은
아직 젓 가슴 밑에 스멀거리는데
산등성이를 넘나드는
그 날의 영들의 애곡소리는
아직도 길을 잃고있는 우리의 6월
20210606
- 625에 부치는 글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