4월의 약속
글 : 박동수
돌담 틈새에 숨긴 그대와의 약속들이
보라 빛 제비꽃과 함께
피어버린 4월의 푸른 계절
바람은 여전히 조용히 불고
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얼굴들
이제 봄날의 햇살처럼 그리워진다.
화염 속에서 외치던 목매인 환성
피멍든 얼굴에도 희망의 웃음이
4월의 하늘을 향해 피더니
아! 곧 저 하늘은
아름다울 것이라든 숨겨둔 약속
아직 그림자일 뿐
그대가 외치던 하늘은 언제 오려는지
4월에 숨져간 그대의 얼굴이
그리워지는 것은
꽃들이 피는 이유는 아니겠지
아직 그날의 함성이 들려오는 것은
돌담 옆 제비꽃 보라 빛에
물든 그대와의 약속이
아직 이 땅에 오지 않았음인가
그대여 우리 이제는 기억하고 가자
내 가슴이 아픈 것처럼
그대의 아픔이 4월의 하늘을
뿌연 황사에 메이는가
환청처럼 광화문 거리의 환성이
웅웅거리는 내 귀는
부질없는 약속을 기다리는
노구의 부질없는 염원일 뿐인가
그대와의 약속을 숨겨둔 돌담
제비꽃이 피었네
- 419를 기억하면서-
2016041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