해어 지는 마음
글 : 박동수
무르익은 빨간 단풍잎 속엔
아직 숱한 이야기들과
헤어지기 아쉬운 계절이 남아 있다
푸른 시절의 꿈들이
붉게 물들기까지 긴긴 설렘은
아직 이별을 모른 체 할뿐
힘없이 떨어져야 하는
붉은 가을의 느낌
쓸쓸함이 무언지 알고 있다
쌀쌀한 가을바람에
손을 놓는 이별의 인사로
떨어지는 잎 속에는
사랑이라든가 애련 같은 이야기가
진하게 묻어
아쉬움으로 붉어지는 가을 잎
차 한 잔에 삶의 전설을
만들어 내려는 우리의 인생
헤어지는 마음의
단풍잎처럼 슬픈 속내이리라
2015(주간중앙 342호)
2015111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