추억이 있는 곳

메꽃(a convolvulus)

靑鶴(청학) 2018. 7. 28. 21:08

메꽃(a convolvulus)
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글 : 박동수

도로공원에 메꽃이 피었다.
낯설은 서러움에 분홍 빛이 더 짙다 
그 옛날 보릿고개 높을 때
젖가슴이 봉긋한 옛 누이들이
메꽃의 뿌리 구워
배를 채우며 재잘거리든 
정겨운 소리가 아직 기억되지만

풍요한 오늘 도시에는
버림받은 음식 하천 찌꺼기로 쌓이고
보릿고개 시절 살가운 언어는
악취 속으로 사라지며
옛날 정겨움은 추억일 뿐
도시의 호화로움은 메꽃의 기억엔
언제나 낯설기만 하다.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180728