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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빛

靑鶴(청학) 2005. 10. 18. 05:52
            달빛 글 : 박동수
            창을 넘어온 달이 빈방의 어둠을 지우고 구석구석 밀어놓은 속옷 같은 세월 하나하나 펴서 횃대에 널어놓았네
            속옷 속처럼 얼룩진 세월 회색 빛 죄 많은 삶 내 비켜 설 자리 없네
            입으로는 선하고 정의롭다던 세상이 구름 넘어온 달빛에 어둠은 빠져나가고 누더기같이 너절한 흑색의 양심들이 왜 이리도 많은 걸까
            설 자리 없는 부끄러운 영들 까만 숲 속으로 숨어드는 소리 소나기처럼 흐르네
            20051018